삼성자산운용이 원유선물 ETF 롤오버(선물 교체) 운용방식을 변경한 가운데 원유 반등을 기다려온 기존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6월물 롤오버를 고려해 마이너스를 감당해왔는데 최근 삼성자산운용의 긴급 월물 교체로 떠안아야 할 비용과 손실만 더 커졌다는 주장이다.

◇긴급 월물 교체에 당황한 기존 투자자… 마진콜 피하기 위한 긴급조치(?)

앞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3일 삼성자산운용은 코덱스(KODEX) WTI 원유선물(H) ETF 월물별 투자 비중을 조정했다고 공시했다. 공시 시점은 이미 5월물에서 6월물로 교체한 직후로 추정된다.

기존에는 보유계약의 대부분을 근월물에 투자했으나 23일 당일 근월물인 6월물 투자 비중을 대폭 줄이고 차근월물 7월물과 원월물 8월물·9월물 비중을 늘렸다. 당일 △6월물과 △USO ETF 비중을 각각 32.85%, 18.65%로 줄이고 △7월물 △8월물 △9월물 비중을 각각 19.26%, 19.82%, 9.42%씩 분산해 담았다. 유가가 급락하며 변동성이 커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27일 이날은 가격변동에 따라 비중이 다시 조정됐다. △6월물 비중이 36.46%로 늘어난 반면 △7월물 18.41% △8월물 17.36% △9월물 8.17% △USO ETF 14.01%로 줄었다.

이날 코덱스(KODEX) WTI 원유선물(H) ETF는 전 거래일 대비 11.33% 내린 3680원에 마감했다. 순자산가치는 3526원으로 괴리율 4.37%를 기록했다.

출처=삼성자산운용

투자자들은 삼성운용사 측의 사전 공지 없이 갑작스런 월물 교체에 당황했다. 근월물보다 원월물 가격이 높은 지금의 ‘슈퍼 콘탱고’ 상황에 근월물을 차근월물, 차차근월물로 교체함으로써 투자자들은 이에 따른 롤오버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다만 월물 교체 사안은 사전 공지가 의무 사항이 아니라서 위법이라고 보기 힘들다.

또한 운용사 측 예상대로 6월물 유가가 마이너스로 진입하게 되면 월물 리밸런싱으로 손실을 어느 정도 헷지할 수 있으나 유가 반등이 현실화된다면 기존 투자자들은 당초 기대했던 상승분을 얻을 수 없다.

이미 5월물을 덜어내고 이달 롤오버 기간이 끝난 뒤에서야 ‘선교체 후공지’가 긴급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운용사 측의 손실을 급하게 막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마진콜(증거금 부족)에 걸리지 않기 위해 불가피하게 월물 교체를 진행하고선 명분은 ‘투자자 보호’를 내세웠다는 지적이다.

◇삼성자산운용 “자사 손실 회피 아닌 ETF 청산 막기 위한 조치”

이에 삼성자산운용 측은 “ETF가 ‘제로’가 되면 펀드 운용 자체가 안 되고, 이렇게 되면 청산 수순을 거쳐 투자자는 원금을 모두 잃게 되는데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월물 비중을 긴급하게 리밸런싱한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제기하는) 회사의 손실 방어를 위한 조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만약 리밸런싱 하지 않았다면 보유 계약 축소에 돌입했을 가능성이 컸는데 이렇게 되면 유가가 반등하더라도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수익도 축소된다”며 리밸런싱 시점 및 8‧9월물까지 분산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장 5월 5일 어린이날이 다가오는 등 다음달 휴장일을 생각해 7월물 리스크 대응까지 고려한 조치였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방안을 검토 중이다. 5월은 공휴일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빠른 시일 내 출자금을 모아 SPC를 운용해 삼성자산운용 측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